골목길. 추억. 산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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직전마을2019.09.30
직전마을
하동군 직전마을
내립시데이 추억을 떠올리며,
한 발자국씩 쫓아갔지만 다가갈수록 멀어진다
메밀꽃 코스모스 레일바이크까지 울긋불긋
부처님 마음속엔 부처뿐
달랑 하나뿐인 골목길에서 어깨춤을 춘다.
네립시데이 추억 :
충청도 사람들은 내릴 버스정거장의 바로 앞 정거장에서 출발하면
좌석에서 일어나 출입문 잎에 매달린다
말은 느려도 행동은 빨라, 준비된 상태에서 버스가 서면 잽싸게 내린다.
1979년 비포장길 시골버스로 하동군 직전마을 정류장에 정차했는데.
나를 포함하여 두 사람이 타고는 내리는 사람이 없다.
남자 차장이 “오라이” 하였고, 버스가 우릉 힘내려 하는 찰라,
버스 안 맨 뒷좌석에서 “내립시데이”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
큰소리도 아니고 서둘러 문 앞으로 달려가지도 않는다.
한 참 만에 다시 오라이 하고, 우릉 힘내려 할 때,
이번엔 중간 좌석에서 “내립시데이--, 잠깐 졸았니데이”
말은 급한데 행동은 느릿느릿 한다.
하동읍에 도착할 때까지 수없이 많은 버스 정류장마다
우릉 소리를 두 번이면 다행이고, 단번에 출발하지는 못했었다
직전마을에서 조금 전 찾아갔던 외딴집,
그 아버지의 놀라는 표정을 떠올리며 실수한 점은 없는지 정리하여 보았었다.
그의 딸은 부산 시내버스안내양으로 근무하였고, 이직으로 이중근로자가 되어
미납세금이 생겼고, 주소지인 고향 집으로 연락하려 찾아간 것인데
집 나가 소식이 끊긴 지 오랜 딸의 이름을 들추며 젊은 낯선 남자가 찾아 왔으니...
세금 이야기는 꺼내보지도 못하고,
딸이 근무했었던 회사 이름만 알려주고 되돌아 나온 길이었었다.
그 어려운 시절의 인물들이 지금은 어찌 살까 궁금하기도 하여 그 옛집을 찾아갔지만,
집 앞 작은 길은 조금 정비 되었고. 40년 전 옛집이나 많이 고쳐졌다,
아무도 만나지 못했다. 출타 중인지 확인도 없이 되돌아섰다.
영원한 추억으로 남기기로 하면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