운주천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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석불2019.01.10
석불
화순 운주사는 천불천탑을 맨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이다.
찾아가려면 거리 203km에 광주시가 가로막고 있어 상당히 불편한 곳에 있다.
다도면 암정리 운흥사길 석장승을 감상하고 난 뒤, 십리만 더 가면 불회사석장승과
운주사를 답사 할수 있었는데 동행들과의 일정으로 곧 되돌아서야 했었다.
그로부터 일년이 지나지 않은 2004년 간혼수상태로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
끌려갔는데, 비릿한 피냄새와 함께 정신이 되돌아왔을 때는 이틀이 지난 뒤였고,
깨어나기 직전 꿈은 선명하기만 하였다.
장마와 산사태로 불회사 앞 계곡에 흙탕물이 가득하고 빠져나올 수 조차없는 상황
에서도 기어이 가보고자 애를 태웠었다. 왜 하필 운주사가 그토록 보고 싶었을까?
‘하룻밤사이에 천불과 천탑을 조성했다,’ 하는 곳. 하지만 훼철되었다가 2백여 년전
복원되었다 알려져 있지만 확정적인 기록은 없어 신비의 사찰이라 볼 수 있다.
생체간이식수술을 거쳐 되살아나 회복기간을 지내는 동안 꿈속의 그 곳이 속절없이
두렵기도 했고 경이롭게도 생각되어 주저하다가
몇 년이 흐른 뒤 용기를 내어 천불을 촬영해서는 오랜동안 혼자만 들여다보며 지냈다.
우선 개수부터?
절 입구에서 대웅전으로 갔다가 시계방향으로 돌아 나오면서 순서대로 헤아려보니
마흔 아홉 좌이다. (건물 안과 대웅전 뒤쪽 절벽의 마애불은 제외)
통상적인 천불과는 거리가 멀어 단순한 과장인가 했는데, 세워져있는 모양새나 위치로
보아 더 작은 혹은 단순한 모양새의 불상들이 가득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.
왜 천불일까?
백이나 만은 ‘많다. 가득하다. 더 있을 수 없다.’는 뜻으로 쉽게 해석 될수 있을것이나
불교에대한 깊은 지식은 없어도 ‘누구나 진심으로 수련하면 성불 할수 있다’는 말뜻 대로
짐작하면 천은 누구나 라는 뜻으로 ‘누구나 부처가 될수 있다’라는 뜻 일 것같다
세워져잇는 자리를 보면 다듬었다 하기보다는 자연상태 그대로이다.
누구나 와 어울리는 어디나 세워져 있는 그 곳이 부처님자리이고,
곧 극락의 세계임을 말 하려는 것 같다.
왜 서구적인 모습일까?
하나같이 코가 길고, 갸름한 얼굴에, 윤곽이 흐릿하다. 우리네 얼굴과는 사뭇 다르다,
모딜리아니 그림 속 여인들과 비교하여 더욱 세련되어 조금도 손색없는 예술작품임에
틀림없다, 물론 서양의 화가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제작 된 것이니 화가가 커닝했나?
아니면 서양 왜래인의 솜씨일까?
오랫동안 들여다보니, 비쩍 마르고 갸름하며 항상 웃으시던 내 할아버지를 많이닮았다
겨우 육십에 돌아가셨지만 ‘법 없어도 사실 양반’소리를 듣던 할아버지는 욕심없고
다틈없고 부처같이 살다 가셨다. 누구나 부처같은 마음으로 살기를 원 했을까?
운주사 부처님들은 욕심도 아집도 독선도 보이지않는다.